미래교육지구 운영 평가 (순천, 곡성, 구례)
온빛교육심리연구소(2022)
미래교육지구(미래형 교육자치 협력지구) 사업은 교육지원청과 지자체가 협력하여 지역 특성에 맞는 교육 협력 모델을 구축하고, 지역공동체 중심의 교육력을 높여 아동·청소년의 성장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이 사업은 지방분권 강화와 지역주도 균형발전을 위해 교육자치와 일반자치의 협력을 강조하며, 거주 지역에 상관없이 학생들의 기회 균등을 보장하고 개방적인 지역 교육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2020년 11개 지구로 시작해 점차 확대되어 2023년까지 전국 33개 지구를 선정하여 운영되었으며, 행안부, 농식품부 등 5개 부처 연계 사업을 통해 포괄적인 지역 교육력을 신장시키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이러한 미래교육지구 모형은 이후 교육발전특구로 심화 발전되었습니다.
주요 추진 과제로는 지방 중심 협력 기반 강화, 학교 자율 책임 운영, 교육자치 확대가 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교육지원청과 지자체의 공동협력센터(중간지원조직) 구축, 민·관·학이 참여하는 주민 참여 거버넌스 활성화, 지역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한 지역 연계 교육과정 개발 및 운영이 포함됩니다. 특히 각 지역에서는 마을학교 네트워크 지원, 생태환경 및 역사 교육, 청소년 주도형 프로젝트 등 지역 특화 프로그램을 발굴하여 공교육을 혁신하고 지역 정체성을 고양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2023년 온빛교육심리연구소(소장 송승훈)에서는 전라남도 순천시(순천풀뿌리교육자치협력센터), 곡성군(곡성군미래교육재단), 구례군(전라남도구례교육지원청)의 의뢰를 받아 미래교육지구 사업에 대한 운영 평가를 수행하였습니다. 순천, 곡성, 구례의 미래교육지구 운영 사례를 주요 특징, 장단점, 향후 발전 방안을 중심으로 비교하여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순천: 풀뿌리 교육자치와 숙의 민주주의 중심
- 주요 특징: 민·관·학의 인력과 자원을 분담한 '순천풀뿌리교육자치협력센터'를 구축하고, 시민 누구나 참여하여 교육 의제를 논의하는 월례 교육민회 '정담회'를 운영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 장점: 정담회는 우리나라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숙의 민주주의형 네트워크로 평가받으며, 시민들이 교육 정책의 주체로 성장하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또한 동천, 순천만 등 지역 자원을 활용한 지역 기반 교육과정이 매우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 단점 및 과제: 교육발전 지원 조례 제정 과정에서 학교 현장과의 소통 부족으로 지자체와 교육청 간의 갈등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센터 상근 인력의 처우 개선 및 조직의 지속가능성 확보도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 향후 발전 방안: 주민이 스스로의 삶과 지역 발전을 결정하는 '풀뿌리 교육자치'로의 확장을 지향하며, 생애주기별 교육 활동 방향 수립과 온마을 배움터 지도 완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2. 곡성: 재단 중심의 교육 생태계와 브랜드화
- 주요 특징: 지자체와 교육지원청의 협력을 바탕으로 독립 기구인 '곡성군미래교육재단'을 설립하여 중간지원조직의 플랫폼 기능을 강화했습니다. 숲 교육 중심의 '곡성꿈놀자학교'와 같은 지역 특화 브랜드를 구축한 것이 특징입니다.
- 장점: 학령인구 감소 위기를 '즐거운 교육도시'라는 비전으로 정면 돌파하며 지역민의 높은 공감대를 얻고 있습니다. 특히 숲 교육과 창의융합 교육 분야에서 전국적인 선도 모델을 창출했습니다.
- 단점 및 과제: 관-관 협력에 비해 민간 단체나 일반 주민의 실질적 참여가 아직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재단이 플랫폼을 넘어 단순한 '사업 실행 기구'로 전락할 우려도 제기됩니다.
- 향후 발전 방안: 재단의 역할을 각 주체 간 의견 조율과 지원을 위한 플랫폼 기능으로 재정립하고, 읍면 단위의 마을교육협의회를 확대하여 주민 참여를 내실화할 계획입니다.
3. 구례: 교육 공동체 회복과 지역 자원 연결
- 주요 특징: '협력·자치·나눔'을 비전으로 '구례교육공동체'와 중간지원조직 '틔움'을 운영해 왔습니다. 구례의 역사와 생태를 잇는 '구례 脈(맥) 잇기' 교육과정 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 장점: 2020년 수해 복구 과정에서 보여준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환경·재난 교육과 학생 자원봉사 활동에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교사 중심의 교육 과정 연구와 지역 바로 알기 투어에 대한 만족도가 높습니다.
- 단점 및 과제: 조례 제정이 지연되면서 제도적 기반이 취약하고, 수해 이후 '틔움' 센터 운영이 위축되어 교육지원청 주도의 사업 운영이 지속었습니다. 학생과 학부모의 인지도가 교사에 비해 낮습니다.
- 향후 발전 방안: 지자체와 교육청 간의 신뢰 관계 회복과 MOU 체결을 통해 협력을 명문화하고, 읍면 단위 공적 공유 공간 확보와 교육민회 정례화를 통해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반영할 계획입니다.

미래교육지구 평가보고서들은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교육발전특구 운영의 안착과 성과 관리를 위한 핵심적인 기초 자료로서 큰 의의를 가집니다. 이 보고서들은 단순한 실적 나열을 넘어 CIPP(맥락, 투입, 과정, 결과) 평가 모형을 기반으로 지역 교육 거버넌스의 형성 과정을 정성적으로 분석하여, 지역별 고유한 교육 생태계 구축 과정을 체계화하였습니다. 특히 순천의 숙의 민주주의형 네트워크인 '정담회', 곡성의 독립적 중간지원조직인 '미래교육재단', 구례의 교육공동체 회복 노력 등 다양한 지역 협력 모델의 실제 운영 사례와 한계를 가감 없이 기록함으로써, 정책 변화기에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이는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합니다. 또한, 교육자치와 일반자치의 결합 과정에서 나타나는 관-관 갈등의 양상과 해결 과정을 문서화하여, 더 넓은 규제 특례와 권한을 부여받는 교육발전특구가 지향해야 할 협력적 거버넌스의 질적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그 의의가 매우 높습니다.
미래교육지구 운영 사례가 교육발전특구에 주는 주요 시사점은 실질적인 민·관·학 협력 체계의 공고화와 지속가능한 운영 기반 확보에 있습니다. 보고서들은 지자체와 교육청 간의 협력이 단순히 예산 분담에 그치지 않고, 공동의 비전 수립과 실무 중심의 긴밀한 소통이 전제될 때 성과가 극대화됨을 보여줍니다. 교육발전특구는 이를 위해 전담 인력의 안정적 배치와 통합 예산 편성 등 제도적 보완이 필수적이며, 특히 순천의 사례처럼 지역 주민과 학생이 정책 의제 발굴에 참여하는 공론장(교육민회)을 정례화하여 정책의 수용성을 높여야 합니다. 아울러 행안부, 국토부 등 다부처 사업과의 유기적 연계를 통해 교육이 지역의 정주 여건 개선과 산업 발전으로 이어지게 하는 '포괄적 지역 교육력' 신장의 모델을 적극 도입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성과 중심의 평가를 넘어 운영 과정 전반을 성찰하고 환류하는 과정 중심의 평가 체계를 상설화하여 지역 맞춤형 교육 혁신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해야 할 것입니다.